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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부가 폐지 수집으로 외동아들 대학까지 보낸 사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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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쉬지 않고 리어카를 끄는 노부부의 인간승리
이름은 몰라도 삼천포 시민이라면 “폐품 수집 부부”를 모르는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다.
60대 초·후반의 부부가 15년여동안 한결같이 아파트, 마트, 주택가, 주차장 등을 누비며, 폐품을 수집해 삶을 꾸려 오면서 외동아들을 대학까지 졸업시켜 중학교사로 만들어낸 “인간승리”의 본보기가 돼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들 부부는 남편 주유식(周遺植, 67세)씨와 부인 김옥지(金玉枝, 60세)씨다.
남편 주씨는 함안에서 태어나 학교 문 앞에도 가 보지 못하고 18살의 어린 나이에 부모를 여의게 되자, 남동생과 여동생은 주씨의 몫이 되고 말았다.
1960년대에 일자리를 찾아 부산으로 가 고물수집 장사로 제법 재미를 보고 있던 어느날, 불청객이 들이닥쳤다.
이름하여 “깡패들!”, 집단 폭행을 당하고 가진 돈마저 몽땅 털린 그는 고향으로 되돌아와 부모가 남긴 사다랭이 논(천수답)을 팔아 두 동생을 데리고 마산으로 나와 겨우 방1칸을 구했다.
학교에 못 다닌 것이 천추의 한이 된 그는 “동생들만은 학교에 보내야 된다”는 굳은 신념으로 때로는 엿장사, 신문팔이, 빵장사 등 궂은 일, 좋은 일 가리지 않고 일해 남동생은 마산고등학교를, 여동생 또한 마산 제일여중을 졸업시키는 등 사회의 구성원으로 훌륭히 키워 낸 그는 10여년간의 마산생활을 정리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겨우 그가 종사하게 된 빵가게가 화재로 잿더미가 되자 알몸으로 김해에 있는 농장(비닐하우스)으로 옮겨 일하는 동안 나이 30살을 넘게 되자 혼담이 오갔다.
그는 나이 35세가 되던 1971년에 삼천포성당에서 지금의 부인 김씨와 결혼을 하게 되었다.
한편 부인 김씨는 과년한 나이까지 결혼을 못했다.
그녀는 천부적으로 신체의 결함을 안고 태어났다. 성장기를 훨씬 넘긴 나이에도 1m밖에 안되는 단신(短身)이었다.
그러나 인간인지라 자녀를 갖고싶은 마음이 어찌 없었으랴! 여성으로써 번민을 하던 중 지금의 남편과 혼담이 오가자 이를 눈치챈 부인 김씨의 남동생(지금 미국에 살고 있음)이 누나의 사진을 들고 김해까지 가서 사진 중매로 결혼을 성사시켰다.
이들 부부는 결혼과 더불어 당장의 신혼살림을 꾸릴 거처가 없어 33년여전에 미국으로 간 부인 김씨의 여동생이 100만원으로 마련해 준 오두막에서 보금자리를 꾸리고 남편 주씨는 옳은 일 없이 새벽으로 어시장(판장)에서 잡역을 하면서 때로는 대구, 서울 등지로 생선차를 따라 다니면서 생계를 이어 오던 중 1974년에 지금의 아들을 얻어 금이야 옥이야 키워 대학까지 졸업시켜 컴퓨터 전문교사로 키워냈다.
그러던 중 남편 주씨는 1985년 시 청소부(지금의 미화원)로 10여년간 일하다 지난 1995년에 퇴직했다.
그러는 동안 부인 김씨는 1990년경 폐지 수집을 시작했다. 퇴직한 남편 주씨도 부인의 일을 도우며 폐지 수집에 나섰다.
그때엔 부부가 수집한 폐지를 처분하면 월150만원 이상의 수입으로 짭짤한 재미를 보았으나, 지금은 폐지수집가가 하도 많이 생겨 70여만원 안팎의 수입을 보는 형편이다.
분리수거를 하는 날이면 밤샘을 해야 한다. 아파트와 주택가를 누비면서 재활용품을 골라 생필품을 조달했고 무질서한 쓰레기 더미를 재분류하는데 한몫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 부부에게도 쨍~하고 볕들날이 왔다.
33년여전에 여동생이 마련해 준 집(대지 100여평)이 씨돈이 되어 이웃교회의 확장사업 편입부지가 되자, 1억원에 매각하고 그돈으로 120여평의 부지를 새로 구해 조립식 주택 30여평을 지었다.
이것이 그들의 영원한 보금자리가 될 것이다. 이같이 넓은 부지는 부부가 모은 한달간의 폐지를 처분할 때까지 모아 두어야 하는 땅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시샘하는 사람들이 리어카를 송두리째 훔쳐 가기도 했고, 바퀴에 바람을 빼어 버리는 경우도 많이 당했다고 하는 이들 부부는 “이제 외동아들도 직장을 잡았으나 그래도 활동할 수 있을 때까지는 이 일을 계속하겠다”고 다짐하면서 아들 결혼을 걱정하고 있었다.
꽃샘추위로 매서운 바람이 부는 오늘도 리어카를 끌기위해 자리를 털고 일어나는 부부의 뒷모습은 무엇이든지 손에 맞는 일, 좋은 일만 하려드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꼭 보여 주고싶은 이 시대의 살아있는 건실한 모습인 것이다.
취재: 이동호 편집이사
4000news@naver.com 2005년 03월 17일 11시 46분 / 사회 Copyright (c) 1999 사천신문 Co.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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