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고 피폐했던 60년대 초, 거리의 라디오방에서 흘러 나오던 “삼천포아가씨”노래가 전국을 누비며 요즈음 말로 그때의 히트송이었다.
60대를 전후한 사람들은 익히 불러 보았고, 들어 본 노래로 기억될 것이다.
“비 나리는 삼천포에 부산 배는 떠나간다.....”로 시작되는 이 노래는 은방울 자매가 불렀다. 그 시절의 삼천포 부두에서 헤어짐을 아쉬워 하며 가는 사람은 가는 사람대로, 보내는 사람은 보내느 사람대로 손수건을 흔들며 먼 수평선으로 사라져 가는 배를 지켜보며 눈물짓던 장면은 다시한번 옛날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오늘의 6070세대들은 그래도 이따금 부르고 있으나, 젊은 세대들은 잊혀져 가는 시간 속에서 현실에만 도취되어 이별의 노래, 추억의 노래, 애향의 노래 “삼천포아가씨” 가사 못지않게 애절할 뿐이다.
그때에는 이 노래를 모르면 바보취급을 받기도 했다.
1956년 삼천포시로 탄생한 지 5년여만에 불려진 이 노래가 전국으로 확산되자 모처럼 찾은 외지인들은 귀향선물로 떨이를 해 품절이 되기도 한 노래였다.
요정의 색시들은 배워 달라고 손님의 바지가랭이를 잡고 애원하던 시절이기도 했다.
이렇게 한 시대를 풍미하던 노래가 이제야 제자리를 찾게 돼 만시지탄은 있으나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노래비를 세우기 위해 건립위치를 사천시에서 공모를 했다. 그러나 건립위치 공모결과 두 사람밖에 응모를 하지 않았더란다. 이 두 사람도 약속이나 한 듯 삼천포대교기념 공원 쪽으로 응모해 내부 방침을 세워둔 당국과 일치가 되다보니 안성맞춤이 된 셈이다.
중의에 따라 위치선정이 되어야 마땅하나 단 두 사람의 뜻을 좇아 위치 확정을 한 것은 12만 시민 중 사리판단을 할 수 있는 시민의 절반에 절반인 3만명을 헤아리더라도 두 사람의 뜻을 받아들인 것은 비난 받아 마땅할 일이다.
더군다나 노래의 연원지가 아닌 곳을 정한 것은 삼천포의 정서를 망각한 처사며, 담당자들의 복지부동의 처사이자 안일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꼭 사천시 탄생 10주년에 맞춰 노래비 제막을 해야 하는가? 무려 40년여를 지나 왔으면서..
적어도 가슴에 와 닿으려면 삼천포의 정서가 어린 곳, 60년대의 삼천포의 역사가 숨 쉬는 곳이 타당하다는 것이 시민 대다수의 뜻임을 알아 두어야 할 대목이다.

이동호 편집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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