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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천년에 거는 기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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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온갖 기대와 염원을 안고 새 천년을 맞이할 준비에 부산하다. 그러나 인류 문명의 장래에 대한 지식인들의 예상은 사뭇 비관적이다.
그 일례로,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중에 한 사람인 로버트 헤일브로너(Robert Heilbroner)는 1974년에 펴낸 「인간의 미래에 대한 탐구」라는 책의 서론에서 “인간에게 소망은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는데, 이 질문에 대한 그의 대답은 ‘별다른 소망이 없다는’는 것이고 그 이유로는 ‘인간이 직면하고 있는 여러 가지 심각한 문제가 있는데 반해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드시 취해야 할 변화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 인간은 왜 그들 자신의 미래와 운명에 대해 그토록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게 되었는가? 에릭 프롬(E. Fromm)은 그 원인을 지능의 급속한 발달에 반해 우리의 이성이 오히려 퇴보한 까닭으로 여겼으며, 그 결과 인간은 갈수록 그가 이룩한 문명으로부터 소외되어 단지 무엇을 먹고 소비하고, 만지고, 조작하는 것으로 만족할 뿐 그 배후에 무엇이 있으며,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인지 등에 관해서는 아무런 생각조차도 않는, 그저 ‘될 대로 되라’는 식의 인생을 살고 있다고 했다.(The Sane Society)
그러나 우리가 비록 장차 도래할 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갖는다고 해도, 미래에 대한 전망은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다. 왜냐하면, 우리 사회는 지금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고, 인류는 이미 지구를 50회 이상 파괴시키고도 남을 약 55,000개 이상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더욱이 지난 10월 12일로 이미 60억을 넘어선 세계의 인구가 21세기에는 65억을 상회할 전망이어서 폭증하는 식량과 목재의 수요는 결국 수많은 열대림들을 잠식하게 될 것이며, 무분별한 개발로 빚어진 환경 파괴는 가공할 기상 이변을 초래하여 지금도 유명한 곡창 지대들이 차츰 사막화(砂漠化)되고 있고, 그로 인해 현재 약 8억 3천만의 인구가 영양실조에 걸려 있으며, 작년 한해 동안만 해도 약 1천8백만 명이 굶어 죽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의 미래를 제대로 전망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하버드 대학의 갈브레이 교수와 예일 대학교의 역사학 교수인 폴 케네디는 그들의 저서에서 현대 사회의 특징을 ‘불확실성’으로 규정했던 것이다.
그러면 인간의 장래는 어둡기만 한 것인가? 도대체 아무런 희망도 없는 것인가? 아니다.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다음에 소개되는 하나의 실화는 인류의 장래를 호전시킬 매우 유용하고도 탁월한 방안이 아직도 인간 자신에게 남아 있음을 시사해 준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진영의 야전 병원에는 치명상을 입은 중상자들만 70여명이 수용되어 있는 병실이 있었는데 모두가 물을 달라고 절규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곳은 때마침 혹독한 가뭄이 들어 식수마저 말라 가고 있어서 저들에게 도무지 물 한 모금을 줄 수가 없었다.
이 목타는 아우성을 듣다 못한 한 군의관이 수십리 길을 달려가서 한 수통의 물을 구해 왔으나 그 양(量)은 한 사람이 넉넉히 마실 양도 채 되질 못하는 것이었다. 수통을 든 군의관이 환자들 앞에 서자 서로 먼저 물을 마시겠다고 앞다투어 손을 내밀었다. 군의관은 도무지 해결책이 떠오르지 않아서 한동안 멍하니 서 있다가 이윽고 비장한 선언을 했다.
“여러분 이 한 수통의 물은 너무 적은 분량이어서 나로서는 고루 나누어 줄 재간이 없습니다. 이제 내 앞에 있는 맨 처음 사람에게 이 수통을 맡길 터이니 차례로 고루 마셔 주십시오. 그런데 한 가지 부탁할 것은 내가 목마른 만큼 다른 사람들도 목이 마르다는 사실을 명심해 달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수통이 차례로 돌려지기 시작하였는데 한 바퀴를 돌고 다시 군의관의 손에 수통이 들려졌을 때, 아! 그 안에는 놀랍게도 절반 이상의 물이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지 않은가! 군의관이 수통을 흔들며 물이 출렁거리는 소리를 들려주자 병실 안은 삽시간에 눈물 바다가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 인간이 다른 짐승들과 구별되는 것은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돌볼 줄 아는 사랑에 있다. 우리는 불의의 사고로 우리 신체의 일부를 잃을 수도 있다. 그러나 신체적인 불구가 결코 우리의 인간성을 손상시키지는 않는다. 그러나 만일 누가 사랑의 마음을 상실한다면 그는 결코 참 인간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성경은 ‘사랑’을 일러 하나님이 우리에게 부여하신 ‘신((神)의 형상’이면서 동시에 인간됨의 본질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고린도전서 13장)
그러므로 우리의 현재와 미래가 아무리 어렵고 힘든 문제들에 휩싸일지라도 우리의 가슴속에 넉넉한 사랑의 마음이 있는 한 아무 염려가 없을 것이다. 반면에 우리의 환경과 처지가 아무리 호전된다고 하더라도 우리의 가슴속에 이웃을 돌아보려는 사랑의 마음이 식어진다면 인간의 미래는 그 사랑의 상실로 인해 자멸하고 말 것이다.
그래서 세계적인 심리학자 메닝거(Menninger)는 ‘사랑 대 증오’(Love and Hale)라는 그의 유명한 저서에서 ‘사랑은 인간의 실존에 대해 제시된 만족할 만하고도 건전한 유일의 해답으로 사랑의 진전을 배제한 인간 역사는 자체 모순에 빠져 끝내 패망하게 될 것이라고 했으며, 또한 사랑은 세계의 병(病)을 고칠 수 있는 양약이기 때문에 우리가 충분히 사랑할 수 있다면 인간의 모든 문제는 자연히 해결되어질 것’이라고 말했던 것이다.
따라서 21세기를 보다 희망적이 되게 하려면 무엇보다도 먼저 우리의 가슴에서 진정으로 이웃을 사랑할 마음을 소성시키는 일이다. 왜냐하면 세상을 움직이는 분은 하나님이시고 그분은 곧 사랑이시기 때문이다.
실제로 평화의 어머니요 전 세계 고아의 어머니로 추앙 받았던 테레사 수녀가 한국에 왔을 때, 어느 기자가 그녀에게 “가난이 없어지려면 어떻게 하면 되겠느냐?”고 물었다. 그때 그녀는 주저 없이 대답하기를 “우리 모두가 조금씩만 가난하게 되면 모두가 부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우리의 미래는 더 나은 환경이나 경제 여건보다도 우리의 사랑에 달렸으므로 보다 나은 21세기를 위해 우리는 무엇보다도 굳게 닫힌 이기심의 빗장을 열고 함께 살아가도록 운명지어진 이웃을 향해 사랑의 마음을 활짝 열어 가야 할 것이다.
-삼한교회 이만수 목사-
-2000년 1월 3일 ~ 1월 9일자 4면-
2000년 11월 20일 14시 21분 / 종합 Copyright (c) 1999 사천신문 Co.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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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칼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