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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소식-오빠를 추모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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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생 혜원 빈 소영 시인
春江 빈 남수 박사
내 오빠 춘강은 문인이기 이전에 의사였고 문인인 것을 더 좋아했다.
경북대학 문학부에서 공부를 하다 다시 의과 대학을 지망하여 선친의 유지대로 의사가 되었다.
6.25와 어렵던 국란에서 공부하느라 고생한 것은 그 당시 우리 민족이 다 겪은 일이지만 타향에서 장티푸스로 죽음의 계곡을 넘어 사천 비행장 병원장으로 근무타가 공군 중령으로 퇴임하여 대구에 병원을 개원하고 상주 적십자 병원장, 다시 포항에서 병원을 개원하여 의사로 열심히 일하면서 그가 가는 곳마다 문학의 태동을 곳곳에 남겼다.
그가 40대 중반에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많이 방황하던 중에 “상처후유증”이란 수필로 등단하여 ‘괄호 밖의 인생’과 ‘망각의 이방지대’‘회갑문집’과 ‘고희문집’ 그 외에도 ‘안행수필’‘형산수필’‘포항수필’‘영남수필’의 초석을 놓으며 매년 수필집을 발행하고 문인들과의 좋은 유대관계며 문인들의 어려운 경제사정을 감안하여 춘강 문학상을 제정하고 그도 상을 받았다.
호탕하고 유머러스한 성격, 사람을 좋아하고 상대방을 편안하게 하는 그의 낙천적 성격 탓으로 그의 주변에는 많은 문인들과 호형호제하는 사람들이 어느 부류, 어느 조직에도 있었다.
물론 그의 성격이기도 했지만 특별히 선친을 존경했고 두려워했고 선친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산 것이 그의 성격으로 자리매김 되었으리라 본다.
50년을 육신의 고통을 치료하는 의사로 살면서 의술만큼 문학도 사랑하여 문인활동이나 수필문학을 지방문학으로 성공시키는데 혁혁한 공로자였던 것은 글쓰기에 참으로 부지런하고 명석한 두뇌의 기억력이 뒷받침되었다 본다.
한 2년 전에 심장 부정맥으로 심장 박동기를 달고 생활하셨고, 올 5월엔 내 가친의 형제 자손들이 오빠를 문안 겸 포항에서 모였는데 그렇게 좋아하실 수가 없이 전날부터 시간을 세고 계시더라고 했는데....
2003년 8월 23일 내 가친의 추모일을 22일 마치고 가족여행중 오빠의 타계소식을 듣고 황급히 쫓아 갔더니 내 가친과 같이 23일, 내 가친처럼 점심 잡수시고 잠깐 조시는 듯 하더니 앉은 채로 소천을 했으니 얼마나 가친을 사랑했으면 같은 날 비슷한 시간에 비슷한 모습으로 타계를 하셨는지...
더욱 우리가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이제 고인이 된 오빠가 차던 시계가 그 시간에 주인과 함께 세상의 시간을 멈추어버린 것은 알 수 없는 미스테리다.
아무튼, 오빠는 가친과 함께 죽음의 복을 받은 것이다.
22년 전 내 가친이 타계하시기 보름 전에 생전에 가친을 기리던 공덕비를 고인이 된 오빠가 제작하여 모셔 둔 고향 선산 우티산에 내 가친과 함께 영면하게 되었다.
발인하는 날,
그를 아는 의사며 문인들이 모여 문인장으로 발인을 했다.
조사며, 조시며 약력을 들을 때 내 오빠 춘강 빈 남수 박사는 잘 산 사람이며 당신도 후회없이 살았다고 했으니 자랑스럽다.
서울에서 장지까지 지팡이에 몸을 의지하며 조문을 오신 호형호제한 저명 인사들, 지방문학의 한 축이 갔다고 눈물을 씻는다.
내 오빠 춘강은 장마 아닌 장마비로 80mm의 비가 온다고 기상대는 말했으나 그의 호대로 봄강 같이 덥지도 춥지도 않고 비 오지도 뜨겁지도 않은 구름 속에서 그를 안장했다.
7남매의 오열 속에서 그의 뒤를 잇는 세 자녀의 의료인이 아버지의 유업을 또 이어가면서 봄볕같이 따스하게 우리 곁에서 우리와 함께 세월에서 잊혀져 갈 것이다.
그의 지인들에게 내 여동생은 시인이라고 자랑했다는데 내 오빠 춘강의 글발을 내 어찌 따라갈 수 있오까...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내 오빠 춘강에게 길이 남으리. 2003년 10월 09일 11시 31분 / 종합 Copyright (c) 1999 사천신문 Co.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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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칼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