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약에도 상극이 있다
한약을 먹어본 사람이라면 돼지고기나 닭고기 등 금기음식에 대한 주의사항을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양약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음식뿐만 아니라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함께 복용해선 안되는 약물을 남용하는 것이다.
한국은 매년 2만여 명이 간암 및 간경변증으로 생명을 잃는다. 간질환이 사망률 분야에서 부동의 세계 1위를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주범으론 B형 간염 바이러스 만연과 무절제한 음주습관이 손꼽히고 있다. 그러나 우리보다 두 배나 높은 B형 간염 양성률을 보이고 있는 타이완의 간질환 사망률은 오히려 우리보다 낮다.
전문가들은 우리 국민 특유의 오·남용을 유력한 정답으로 제시하고 있다. 어떤 약을 얼마나 복용할지는 의사와 약사의 지시에 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제대로 복용하는 것은 소비자의 몫이다.
의사와 약사가 가르쳐 주지 않는, 그러나 약물 복용 때 흔히 저지르기 쉬운 실수들을 알아보자
주의사항
간과 콩팥이 나쁜 사람은 반드시 복용 전에 의료진과 상담해야 한다. 모든 약이 이 두 장기를 통해 대사되기 때문이다. 가임기 여성들도 임신 가능성에 대비하여, 항상 약물 복용에 신중해야 한다. 특히 여드름 치료제 아이소트레티노이드, 비타민A, 수면제는 기형 작용이 확실히 입증된 약이므로 주의하는 것이 좋다. 또, ‘식후30분 복용’이 항상 적용되는 금과옥조는 아니다. 위장장애를 일으키기 쉬운 철분제나 진통소염제는 식후 바로 복용하는 것도 무방하다.
흔히 복용하는 위장약도 증상에 따라 용도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속이 쓰릴 땐 제산제, 과식 등으로 소화불량일 때 소화효소제, 체한 듯 속이 더부룩할 땐 위장운동기능 촉진제를 복용해야 한다. 항생제류는 하루를 균등하게 나눠(보통 여섯시간 간격으로 네번) 제시간에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식사시간이 불규칙한 사람은 식후 복용보다 시간에 맞춰 복용하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