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악성 미분양 아파트가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전국 중견 건설업체 부도 여파로 인해 건설경기가 좀처럼 기지개를 켜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일 경남도와 주택건설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 9월 도내 아파트 미분양 가구는 모두 1만2811가구로 전국 최고치다. 지난 8월에도 1만2576가구로 전국 최고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건설업계에서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하는 준공후 미분양 물량도 8월 1479가구에 이어 9월에는 1662가구로 늘어나면서 경영을 압박하고 있다.
9월중 도내 미분양 물량은 김해가 2955가구로 가장 많고, 진주(2082가구), 양산(1547가구), 마산(1384가구), 거제(1294가구), 진해(1047가구), 사천(318가구), 창원(244가구), 함안(206가구), 통영(72가구) 순이다.
이달중 도내에서는 모두 2458가구의 아파트가 공급될 것으로 보여 미분양 물량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분양 물량 증가에 따라 업계의 경영압박이 가중되고 중견 건설업체들이 잇따라 쓰러지면서 부도 도미노가 나타나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달들어 지난 16일까지 일반건설업체 13개, 전문건설업체 13개 등 모두 26개가 부도났다. 일반건설업체의 부도 여파는 하도급 전문건설업체의 부도로 이어져 전문건설업체들이 연쇄 부도를 맞는 악순환이 우려된다.
전문건설업체의 부도건수는 지난달 24건에서 이달에도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2개월 연속 20개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건설업체 중 올들어 현재까지 부도를 낸 업체는 도내 14개, 부산 13개를 포함, 모두 129개다.
전문건설협회 관계자는 “최근의 미분양과 부도 증가 현상에는 정부의 부동산안정대책에 따른 건설경기 하락이 한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도내 건설업체 관계자는 “미분양으로 인한 자금난과 이로 인한 부도, 원청업체의 부도로 인한 협력업체의 연쇄부도, 실업 증가, 지역경제 동맥경화 현상 촉발로 이어지는 일련의 도미노현상이 나타나지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