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천신문 ▒▒▒

봉화칼럼

특사경 도입으로 국민 건강권을 지켜야
지난 코로나-19 펜데믹은 전 세계가 사회안전망의 가치를 재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위기에 제대로 작동하는 국가적 안전망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팬데믹의 대처와 극복 수준이 매우 ......

『 시대의 아픔 음악으로 남긴 그들 』

1950∼60년대 냉전시대의 광풍은 정치와 사회 분야는 물론 문화예술 분야에도 불어닥쳤다. 미국에서는 매카시즘으로, 한국에서는 동백림 사건 등으로 음악인들은 수난을 당했다.
이처럼 시대의 아픔을 온몸으로 겪은 한국과 미국의 대표적인 두 음악가, 윤이상(1917-1995)과 레너드 번스타인(1918-1990)의 평전이 잇따라 발간됐다.
‘윤이상’(작은씨앗 펴냄)은 동양의 정신과 서양의 음악기법을 한데 아울러 현대음악의 거장으로 추앙받았지만 시대적 상황으로 좌절과 아픔을 맛봐야 했던 윤이상을 되짚어본다.박선욱 지음. 276쪽. 1만2000원.
어릴 때부터 음악에 남다른 관심과 재능을 보인 윤이상은 독일에서 유학하며 본격적인 작곡가의 길을 걷는다.
그는 우리나라 가야금 연주의 농현 기법을 비브라토로 바꿔 표현하거나 민요나 판소리에서 음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서 내려오고 올라가는 기법을 첼로와 바이올린 연주에 도입하는 등 우리 음악의 독특함을 서양 음악에 적용시켰다.
그러나 1967년 동백림 사건에 연루되면서 시련이 시작됐다. 세계 문화 예술인들의 석방 운동으로 감옥에서 풀려나기는 했지만 그는 이후 조국 땅을 밟아보지도 못한 채 숨졌다.
“나는 옥중에 있었지만 마음까지 갇혀 지내지는 않았다. 언제나 내 안에 떠오르는 음악을 듣고 있었다”며 그는 감옥에서도, 석방 이후에도 시대의 아픔을 음악으로승화하는 작업을 계속했다.
‘레너드 번스타인’(심산 펴냄)은 ‘정치와 음악 사이에서 길을 잃다’라는 부제처럼 진보적인 정치 성향 때문에 국무부 산하 기관에서 자기 곡이 연주되지 못한 번스타인의 삶과 예술을 조명한다. 함규진 옮김. 368쪽. 2만 원.
?미국 라이더 대학의 정치학과 교수인 저자 배리 셀즈는 미국 의회도서관의 문서와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미연방수사국(FBI)의 사건 파일을 토대로 번스타인의 정치성향과 철학, 음악을 하나로 묶어 바라본다.
하버드 대학에 입학해 미트로폴로스, 코플런드와 같은 쟁쟁한 음악가를 만나 음악적 재능을 인정받은 번스타인은 몸져누운 지휘자 발터를 대신해 뉴욕 필하모닉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20대에 이미 미국 음악계의 명사가 되는 등 음악적으로는 승승장구했다.
정치 세계의 흐름은 그러나 그에게 위기로 다가왔다. 미국 안에서는 지휘대에 설 수도, 마음대로 작품을 발표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되자 결국 그는 '사회주의자가 아니다'라는 진술서에 서명해야만 했다.
하지만 그는 이후에도 FBI의 주시 속에서 진보 정치인을 후원하고 베트남전 반전운동에 동참했다.
저자는 “‘어두운 시대’가 그를 해쳤고 또한 만들었다. 번스타인이 겪은 정치적 고난을 배경에 놓고 보지 않으면 그의 이미지는 단편적인 것, 실제와는 크게 동떨어진 것으로 남아버린다”고 말한다.

2010년 12월 30일 11시 51분 / 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