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육과학자 경상대학교 주선태(축산학과) 교수는 한마디로 “대한민국 국민은 건강한 장수와 풍요로운 삶을 위해 국산 돼지고기를 지금보다 더 많이 먹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2008년 ‘고기예찬’을 펴내 ‘고기에 대한 우리나라 국민들의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무던히 노력한 주선태 교수가 한돈고기 예찬론인 ‘대한민국 돼지고기가 좋다!’를 펴냈다.
자연과학자 답지 않게 소설이나 에세이집을 발간한 주선태 교수는 글을 쉽게 쓴다. 가정이나 대학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들을 끌고 와서 자신의 주장을 펼쳐나간다. 그러다가 세계적으로 저명한 학자들도 곧잘 등장한다. 독자들이 쉽게 과학적 이론에 접근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의 부인이나 동료 교수들이 주연ㆍ조연으로 나와 이해를 돕고 있다.
주선태 교수의 책을 읽기 전에 먼저 그가 요즘 맡고 있는 일을 보는 것이 유용하다. 한돈고기 예찬론을 진정 받아들이기 위한 준비운동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한국식육산업연구소장, 한국축산식품학회 학술간사, 한국동물자원과학회지 편집위원, 경상대학교 동물자원연구센터장, 2010년 세계식육과학기술학술대회 사무총장, Meat Science 편집위원, 아시아태평양축산학회 편집위원, 한국축산식품학회 기획간사 등 주선태 교수의 관심은 축산과 식육에 집중돼 있다. 그의 저서가 지니는 무게감, 진실성을 엿보게 한다.
책은 크게 3부로 나뉘어 있다. 제1부는 ‘대한민국 돼지고기에 대한 진실과 오해’이다. 전작 ‘고기예찬’의 보론 또는 개정판이라 해도 될 만하다. 제2부는 ‘한국인의 건강을 지키는 한돈고기’라는 제목 아래에 중풍예방, 아이들 성장, 정력과 면역력 증진, 피로와 빈혈, 정신건강, 비만, 혈관, 암 등에 돼지고기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제3부 ‘맛있는 한돈고기 예찬’에서는 제목 그대로 돼지고기의 맛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러나 주선태 교수가 정말 말하고 싶은 것은 제18장 ‘한돈고기를 먹어야 하는 진짜 이유’에 엑기스로 담겨 있다.
주선태 교수는 “국내산 한돈고기는 수입돈육에 비해 신선하고 맛만 좋은 것이 아니라 월등한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이것이 한돈고기가 수입돈육에 비해 다소 비싸더라도 한국인이 꼭 국내산 한돈고기를 먹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라고 설명한다.
이러한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에는 “채식 또는 자연식이란 편식에 돼지고기를 더해 균형식을 만들라”는 설명도 놓여 있고, 세계 제1의 장수촌으로 알려져 있는 일본 오키나와 지역의 돼지고기 섭취량은 우리나라 국민의 돼지고기 섭취량의 3배가 넘는다는 진실도 설명돼 있다.
“주1회 정도는 회식이나 외식을 통해 돼지고기를 섭취하는 것도 좋지만 매끼 반찬으로 돼지고기를 섭취하는 것이 더욱 좋다”는 주선태 교수는 “김치찌개에도 두부와 함께 돼지고기를 넣고, 장조림 반찬도 고추나 마늘과 함께 돼지고기로 만들어 매끼 섭취하는 것이 좋다”는 친절한 조언도 마다하지 않는다.
“채식주의자들에게는 엄중한 경고를, 육식주의자들에게는 경전과 같은 책”이라는 다소 과장된 듯 보이는 소개글이 책 뒤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이 ‘한돈고기 예찬론’을 읽다 보면, 상추쌈에 마늘ㆍ고추와 싸 먹는 삼겹살이 떠올라 책 읽기가 힘겨워질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