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삼천포 중학교에는 기계체조부가 있었는데 체육교사로서 부임받은 강윤조 선생은 기계체조를 하는 선수들을 지도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무더운 여름날, 기계체조 선수들이 비지땀을 뻘뻘 흘릴 때 선생은 선수들의 기분전환과 활기를 되찾게 해주려는 목적으로 남일대 해수욕장이나 노산 끝으로 선수들을 데려가서 수영을 시키곤 했었다.

원래 갯가에서 태어나 바다를 앞마당처럼 누비고 다니던 학생들인지라 수영 실력은 이미 선수급이었다. 학생들의 자질을 확인한 선생의 수영에 대한 염원은 더욱 간절해지기도 한 계기가 되었다. 궁하면 통한다던가. 기회가 왔다. 수영을 하게되는 절호의 기회가 뜻하지 않은데서 생겨난 것이다.

삼천포중학교 기계체조부 선수들은 전국체전 학생 선발전을 대비해 열심히 훈련을 했지만 학교가 재정이 열악해서 선수들의 경비를 충당해 낼 수 없었던 것이다. 해체하는 마음은 아팠지만 이 사건은 선수 배양에 경비도 적게 들 뿐만 아니라 자연적 조건으로 선수 수급이 원활한 것은 수영밖에 없다는 생각을 더욱 굳히게 된 계기가 되었다.

마침내 선생은 강갑균 학생을 불러 수영을 권유했다. 천부적 자질을 놓칠 수는 없었다. 당장 선수단을 구성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학교의 지원 없이 청년 교사의 쥐꼬리만한 월급으로 지탱할 수는 없는 일.

선생은 강갑균 학생만 데리고 훈련을 나섰다. 노산 끝에서 목섬으로 헤어 다니기를 수십번. 드디어 제45회 전국체전 경남선발전이 벌어지는 진해로 향했다. 선생의 눈은 정확했다. 불과 몇 개월 훈련한 한 명의 선수가 큰 일을 벌여 놓았다. 자유형 100m와 200m에서 금메달을 따고 2관왕을 차지 해 버린 것이다. 자료제공:삼중 '맹우' 제3호 (다음호에 계속)

-2000년 4월 10일 ~ 4월 16일자 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