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도내 기업들은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은 적은 ‘실속없는 장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재무구조가 다소 악화되고 자기자본비율이 낮아지는 등 부실한 성적표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환율하락과 고유가, 원자재값 상승이 이같은 결과에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과 함께 기업들의 경영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3일 한국은행 경남본부는 3층 회의실에서 도내 744개 기업(제조업 438개, 비제조업 306개)을 대상으로 조사한 2006년 경남지역 기업경영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성장성은 향상됐지만 수익성은 전년 수준을 유지하면서 외형에 비해 내실이 부족했다. 2006년중 경남지역 제조업은 주력업종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매출액증가율이 2005년의 5.0%에서 9.5%로 상승하는 등 전년보다 성장성이 높아졌다.
대기업(5.1%→8.8%)·중소기업(5.0%→10.7%)·수출기업(4.2%→10.1%)·내수기업(5.9%→8.8%) 모두 매출액증가율이 상승한 가운데 특히 중소기업과 수출기업이 상대적으로 더 큰 폭으로 상승했다. 유형자산증가율도 전년 3.7%보다 크게 높아진 11.3%로 전국평균 6.0%를 상회했다.특히 도내 제조업의 매출액증가율 등 성장성 관련지표들은 모두 전국평균을 크게 상회했는데 이는 조선업 등의 호조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도내 제조업 매출액증가율(9.5%)은 일본(6.2%) 및 미국(6.1%)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업종별로 보면 도소매업(3.3%→3.6%) 및 기타 비제조업(4.5%→9.8%)의 매출액증가율이 상승한 반면 건설업(-0.6%→-1.2%)은 하락폭 확대됐다.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지역 건설시장 침체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비제조업 유형자산증가율은 전년(5.2%)보다 하락한 2.9%를 기록했다.
지난해 도내 제조업의 수익성은 매출액경상이익률(3.3%→3.2%), 매출액영업이익률(3.2%→3.3%), 이자보상비율(265.9%→ 270.8%) 등 관련 지표들이 전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무는 저조한 모습이었다.
이는 내수회복 지연과 원화절상, 고유가 및 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경영여건이 악화됐기 때문이란 것이 한은 관계자의 설명이다.
매출액경상이익률을 부문별로 보면 대기업(2.8%→3.0%)과 수출기업(1.9%→2.5%)이 소폭 개선된 반면 중소기업(4.1%→3.7%)과 내수기업(4.6%→4.0%)은 악화됐다.
도내 제조업의 매출액경상이익률(3.2%)은 전국평균(5.7%)뿐만 아니라 미국(10.6%)과 일본(5.0%) 수준을 크게 하회했다.
지난해 도내 비제조업의 수익성 역시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매출액경상이익률(6.6%→6.5%), 매출액영업이익률(6.6%→6.4%), 이자보상비율(524.9%→515.0%) 모두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업종별 매출액경상이익률은 도소매업(4.7%→4.8%)이 소폭 상승한 반면 건설업(8.7%→8.0%)은 하락했다.
2006년말 현재 도내 제조업의 재무구조는 차입금의존도(23.2%→21.4%)가 다소 하락했지만 부채비율(148.7%→166.0%)이 상승하고 자기자본비율(40.2%→37.6%)도 하락하는 등 전반적으로 2005년보다 악화됐다.
부문별로는 대기업(159.8%→161.6%)과 중소기업(130.6%→176.4%), 수출기업(160.9%→187.3%)과 내수기업(138.6%→148.2%) 모두 부채비율이 상승했는데 특히 중소기업과 수출기업의 부채비율이 상대적으로 더 큰 폭으로 상승했다.
또 도내 제조업의 부채비율(166.0%)은 미국(131.5%), 일본(134.2%) 등 주요 선진국 수준보다도 높았다. 비제조업의 재무구조는 부채비율(125.6%→120.2%)이 하락하는 등 전년보다 소폭 개선된 양상을 보였다. 업종별 부채비율은 도소매업(120.8%→112.0%)과 기타 비제조업 (118.1%→102.5%)이 하락하였으나 건설업(155.4%→171.2%)은 상승했다.
한은 경남본부 임근형 조사역은 “도내 기업들이 외형은 커졌지만 수익성이 낮은 것은 도내 전체 기업들의 구조적인 문제로 같은 제조업이라고 하더라도 고부가가치를 양산해 낼 수 있는 업종 개발과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