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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깊이 생각하는 사람으로 마음에 촛불을 켜자 』
새로운 천년! 2000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첫날이 시작됨과 동시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한 일부 조심성이 지나친 사람들은 새로운 천년의 시작이 도리어 세상의 종말이 될 것이기나 한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다.
그래서 우리는 유목민이었기 때문에 성질이 급해서 참지 못하고 잘 잊는 탓에 용서를 쉽게 할뿐아니라 무엇이든 빨리 해치우려고 한다. 게다가 깊이 생각하기를 싫어하며 진지한 것을 귀찮아 하는 경향마저 강해졌다. 시대가 정서를 바꿔놓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런데도 그러한 정서가 기계문명이 극도로 발달한 서구의 영향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의 정체성 마저도 흔들리는 것이 아닌가 혼란스럽다. 깊이 생각하기를 거부하는 요즈음 새천년을 시작하는 우리모두가 흩어져 가는 마음을 응결시켜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아침에 먹던 밥과 반찬을 저녁에 또 그대로 먹을 수 밖에 없는 것이 안타깝긴 하지만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현실이고 한기를 제대로 떼우는 일이 까마득하게만 느껴지는 시간을 살아가는 불우한 사람들도 곳곳에 산재해 있다.
이러한 생활속에 한끼의 식사라도 하면서 휘황찬란한 분위기와 불빛도 좋겠지만 파라핀 향료에 심지를 대고 원시적으로 산화하고 있는 촛불의 미학속에서 어쩌면 삶의 풍요로움은 더욱 쉽게 확인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인류 역사에서의 새천년이 열리고 있는 지금 새로운 천년을 향한 첫걸음이 두려움이 되기보다는 미래에 대한 작은 희망 이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2000년에는 사천시민 모두에게 희망과 평화가 함께하고 축복과 풍요로움이 넘칠 수 있는 개개인의 마음에 촛불을 켰으면 한다.
-2000년 1월 3일 ~ 1월 9일자 1면-
2000년 11월 20일 14시 23분 / 종합 Copyright (c) 1999 사천신문 Co.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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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칼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