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갑균 선수의 처녀 출전에서 획득한 성적이 말해주듯이 지역 수영의 역사는 처음부터 영광의 역사였다. 날로 첨단화 되어가는 수영 시설과는 거리가 멀었고, 실내수영장이 없이 훈련 기간도 연중 5개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선수들에게 고픈 배라도 실컷 채워 줄 수 있는 처지는 더더욱 아니었지만, 지역의 수영열기는 그칠 줄 모르는 옹달샘처럼 언제나 영광의 트로피를 생산해 내었다.

강갑균 선수의 처녀 출전에 얻은 놀라운 성적에 힘입어 1966년 박영제(삼중 19회), 박충무(삼중 20회), 박해주(삼중 20회), 이희규(삼중 20회), 강호상(삼중 20회) 선수를 선발하여 명실공히 삼천포중학교 수영부가 창단되었다.

학교의 지원도 없었고, 사회적 반향도 없었지만 ‘한 번 해보자’라는 강윤조 선생의 낮으면서도 의지에 찬 음성에서 코흘리개였던 선수들이 일궈낼 놀라운 업적을 예감할 수 있었다. 결과는 금방 나타났다. 학생들은 쉽게 경남대표로 선발되었다. 처음부터 경남에는 대적할 상대가 없었다고 한다.

갈망하던 전국대회 금메달도 나왔다. 1970년 7월 동아일보 주최 전국수영대회에서 이부영(삼중 22회 현. 사천수영연맹 코치)선수가 평영 200m에서 선두로 들어 온 것이다.

이듬 해에는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이던 강호상 선수가 비록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하여 국가대표로 선발되지는 못했지만 그 유명한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 선수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뿐만 아니라 단체전에 처음 출전한 제1회 경남교육감기 쟁탈 학생수영대회에서 삼천포중학교 수영부는 당당히 우승의 영광을 차지했다. 당시 경남 수영의 최고 명문을 자랑하던 마산 창신중고등학교가 삼천포 앞바다의 짠물에 혀를 내두르고 최고 명문의 자리를 내놓았던 쾌거를 이루었으며 그 여세를 몰아 1977년 7월의 제7회 교육감기 수영대회까지 7연패의 신화를 창조하였던 것이다.

1972년에는 부산에서 개최된 제9회 영남남녀학생수영대회에서 부산의 강적들을 물리치고 우승의 깃발을 올리기도 해 강윤조 선생으로 인해 시작된 지역수영의 명성은 그칠줄 모르고 물살을 가르기 시작했다. (다음호에 계속)

-2000년 5월 8일 ~ 5월 14일자 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