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남 산악인들이 힘을 합쳐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고 가장 험난한 파키스탄의 K2봉(8611m) 정상 정복에 성공했다.

현지 시간으로 26일 오후 3시 24분경 ‘2000 한국 K2원정대’ 소속 박정헌(29·경남 삼천포산악회) 윤중현(30·광주 기봉산악회) 강연룡(28·경남 히말리얀클럽) 주우평씨(25·순천대산악회) 등 4명이 1차 정상에 오른 뒤 한국시각 29일 오전 11시 50분 제2차 정상공격조인 윤치원(진해산악회), 유순욱(경남대산악회OB), 이정현(순천대산악회OB), 김주형(조선이공대산악회OB)대원 4명이 정상에 올랐다고 알려왔다.

이들 1차 공격조는 26일 오전 4시반경 카라코람산맥의 중심부에 있는 남남동 코스의 마지막 캠프(8050m)를 출발해 11시간의 사투 끝에 마침내 K2봉 정상에 올라 30여분간 머문 뒤 하산했으며, 제2차 정상공격조는 현지시각으로 28일 오후 10시 30분 해발 7,900m의 캠프3을 출발, 1차공격조가 러셀한 루트를 따라 한발한발 정상을 향해 다가서면서 캠프3를 출발한지 9시간여만인 29일 오전 7시50분(현지시각) 해발 8,611m의 세계2위봉 K2 정상에 섰다.

이번 K2봉 등정은 세계 산악계를 통틀어 최근 3년 만에 처음이며 새천년 첫 등정이라는 의미와 함께 국내에서는 86년 통상적인 남동코스를 통한 최초 등정 이후 14년 만에 이뤄진 쾌거이고 K2봉 18개 코스 중 가장 험난한 남남동 코스로는 처음이어서 한국 등반사에 큰 업적으로 기록되게 됐다.

이들은 지난 54년 이탈리아원정대의 라체텔리, 콤파노리가 처음으로 K2를 등정한 이후 46년만에 단일팀으로서는 가장 많은 등정자를 배출했으며, 박정헌, 윤치원, 강연룡, 유순욱 등 경남산악연맹대원들은 이번 등정으로 지난 95년 에베레스트 남서벽 한국초등, 96년 안나푸르나 남벽 한국초등, 99년 가셔브롬 4봉 세계2등에 이어 K2 한국초등이라는 성과를 올렸다.

사천 송포동 출신 박정헌씨는 지난 94년 안나푸르나봉을 시작으로 에베레스트 몽블랑 낭가파르밧 아콩가구아 등 세계유명봉우리 정복에 또 하나의 업적을 더하게 되었다.

한편 이번 원정대는 새천년을 맞아 영호남의 화합을 기원하는 뜻에서 두 지역 산악인 20여명으로 구성돼 지난 5월 6일 출발하였는데, 대원들은 간단한 기념촬영을 마치고 하산을 시작해 캠프3를 거쳐 캠프2에서 하룻밤을 보낸 후 6월 30일 베이스 캠프로 귀환하여 7월초 베이스캠프를 철수 7월 중순 귀국할 예정이라고 한다.

-2000년 7월 3일 ~ 7월 9일자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