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길남의 <흔적>이 ‘2006년도 경남문학상’에 선정됐다. 또한 이와 별도로 심사를 가진 우수 작품집상에는 예년과 달리 5편이라는 많은 수의 작품집이 뽑혀 한햇동안 활발했던 경남문인협회의 활동상을 반영했다.
경남문인협회(회장 이우걸)는 이우걸 심사위원장을 비롯한 김복근·황광지·박동선·임신행·고영조·김연동·신일수·김홍섭 등 9명의 심사위원이 심의한 결과 경남문학상에 하길남의 <흔적>, 우수작품집상엔 박서영의 시집 <붉은 태양이 거미를 문다>·한후남의 수필집 <시간의 켜>·강현순의 수필집 <세 번 째 나무>·류경일의 동시집 <바퀴달린 집>·노길자의 동시집<엄마는 알지> 등 다섯 편이 선정되었다고 밝혔다.
하길남의 수필집 <흔적>은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경남문학상’의 영예를 안았다. 고희를 넘어선 하길남의 문학적 열정이 여느 젊은 사람들보다 뜨겁다는 데에 이견의 여지가 없었다. 열정의 뜨거움 못지않게 절차탁마하는 그의 작품의 완성도 역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길남은 1934년 일본 나가노에서 태어나 78년 <수필문학>을 통해 등단했으며, 82년 <현대문학>을 통해 시를 발표하고 85년 <현대시학>에서 추천 완료되어 시인의 길도 함께 걷고 있다. 현재 시인·수필갇평론가로서 노년에 들며 오히려 더욱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경남도문화상·월간수필문학대상·한국수필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경남문인협회 소속 문인들이 한햇동안 선보인 작품집 들 중 우수 작품을 선정하는 ‘우수 작품집상’의 면면은 화려하다.
박서영의 <붉은 태양이 거미를 문다>는 안일한 평안을 위해 암묵적으로 서로 눈감았던 문제를 끄집어내 독자들을 불편하게 하면서 삶과 죽음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시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심사위원단은 박서영에 대해 “가까운 장래에 큰 일을 낼 위험천만한(?) 인물”이라 평했다.
한후남의 첫 수필집 <시간의 켜>는 섬세한 여성성으로 놓치기 쉬운 인간의 일상 뒤에 가려진 여백을 발견해내고 있다.
강현순의 <세 번 째 나무>는 작가의 두 번째 수필집으로, 따뜻한 눈길로 대상들을 담아내고 있으며 조절된 감정의 절제가 돋보인다는 평이다.
류경일의 <바퀴달린 집>은 맑고 투명한 동심의 눈으로 재기발랄한 비유를 이끌어내고 있는 점이 심사위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노길자의 <엄마는 알지>는 CD와 함께 나와 아직 글을 읽지 못하는 아이들도 편안하게 들을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아직 우리 나라에서는 일천하다고 할 수밖에 없는 유아시집의 장르를 개척했다는 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