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약한 몸, 그러나 강한 詩 』
 |
문학으로 장애를 넘어선 시집 2권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통영 장애인복지시설인 자생원의 원생 12명의 시(詩)를 모은 ‘시. 날개를 달다(도서출판 해명刊)’와 뇌성마비 장애를 시로 극복하다 38세로 요절한 故서정민의 유고시집 ‘망가진 기타(삶이보이는창刊)’가 그것.
‘시. 날개를 달다’는 통영시 정량동 뇌병변 장애인 생활공동체인 자생원 문예창작반 남녀 장애인 12명이 7년 동안 써온 시 가운데 150여편을 골라 엮은 공동시집이다.
지난 2000년 4월 결성된 문예창작반 학생들의 평균 연령은 30대 중반이며. 보통 뇌병변 1~2급의 장애를 지니고 있다. 이들은 일주일에 한번씩 한데 모여 시를 쓰고 이 시를 봉사자들이 다듬는 방법으로 창작해 왔다.
이들이 시집을 내기까지의 과정은 MBC TV ‘희망 100%’를 통해 소개됐으며. 발간 이후에도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시집에는 장애인으로 살아가면서 느끼는 안타까움과 장애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순수한 시선으로 그려내 심금을 울린다.
故서정민의 유고시집 ‘망가진 기타’는 뇌성마비 장애를 가진 시인이 생전 집필한 작품들을 간추려. 시인을 기억하는 지인들이 정성을 모아 발간한 것이다.
시인은 마산 중앙중·고교를 거쳐 1987년 창원대 국문학과에 입학. 신체적 장애가 주는 정신적 고통을 문학을 통해 극복하고자 창작에 몰두했었다.
시집엔 70여편의 시가 실렸다. 자신의 인생을 ‘망가진 기타’에 비유하는 시인은 내면의 울분과 고뇌를 서글픈 언어로 노래한다. 시집 발간 이후. 시인은 민예총 명예회원으로 위촉되는 등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들의 시집 발간은 지난해 작고한 이선관 시인의 추모 열기에 이어 도내 장애인 문학에 대한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우선 문학으로 장애를 딛고 일어서는 그들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준다.
거기다 다소 단순한 듯한 표현이지만 그들만이 체득할 수 있는 삶의 무언가를 시를 통해 전달하는 ‘시인의 역할’에도 충실한 편이다.
하지만 아직 우리 현실사회는 장애인이 문학을 하기엔 어려운 조건이기에 우려가 앞선다.
장애를 극복하고 시집을 내기 위해선 직접 보진 않아도 어느 누구보다 피나는 각고를 기울였음이 짐작된다.
그럼에도 장애인이 시집을 냈다는 이유만으로 시의 작품성보다 시인이 가진 장애라는 특수성을 앞세워 이벤트화시켜 작품의 본질을 흐리는 상황이 많이 연출된다. 이러한 문제점은 장애인 문학에 대한 문단의 보다 전문적인 접근이 결여돼있고. 사회적 여건이나 도움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집 발간을 기점으로 장애인 문학에 대한 적극적이고 진지한 접근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2007년 03월 29일 11시 28분 / 문화 Copyright (c) 1999 사천신문 Co. All rights reserved.
  
|
|
봉화칼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