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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학과 웃음 흥부 고정관념 깨다 』
근면성실한 ‘놀부’와 게으르고 약삭빠른 ‘흥부’가 벌이는 마당극 한 편이 24~27일까지 통영 벅수골 소극장 무대에 올려진다.
극단 벅수골이 지난해 섬마을 순회공연으로 섬마을을 뒤집어 놓았던 작품 ‘놀부, 흥부를 뒤집다’를 공연하는 것.
작품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은 기존 흥부전의 내용을 뒤집어 놀부전으로 바꿔서 패러디한 작품.
판소리 ‘흥부가’가 당시 세태를 풍자한 것이었다면 ‘놀부, 흥부를 뒤집다’는 이것을 다시 한번 풍자한 작품이다.
이 작품이 종래의 판소리 내용에 비해서 달라진 점은 첫째로 놀부를 근면한 사람의 전형으로 흥부를 게으르고 약삭빠른 사람으로 설정해 놓고 갈등을 첨예화시키고 있으며, 둘째로 흥부가 치부하게 되는 것은 보은의 박씨 때문이 아니라 산에서 우연히 얻은 금은보화 때문이며, 셋째로 놀부는 재물을 훔쳤다는 누명을 쓰고 끝내 장살을 당하게 된다는 점 등이다.
마음이 착한 것만으로 복을 받는다는 단순한 그래서 어리석기도 한 교훈을 그대로 믿는 것이야 말로 가장 어리석은 짓이며, 생을 조금이나마 깊이 이해하는 자에게는 그것은 도저히 받아들여질 수 없고, 만약 그것이 받아들여진다면 그것이야말로 생을 허위로서 밖에는 인식하지 못하는 결과라는 것이 작품의 메시지.
지금의 현실에 맞게 패러독스와 아이러니를 펼쳐내지만 극의 기본적인 흐름은 웃음의 코드 위에서 펼쳐진다.
관객들과 주고 받는 사설을 자연스럽게 풀어낼 배우들의 역량도 탄탄한 것도 이 작품의 미덕 중의 하나.
흥부역의 이상철과 놀부역의 이규성, 마당쇠역의 박승규와 형리와 향단역의 김동민 등 극단 벅수골이 자랑하는 배우들이 마당판에 뛰어들어 농익은 마당극 연기를 펼친다.
지난해 섬마을 순회공연과 달리 소극장에서 마당극이 올려진다는 점에서 마당극 특유의 현장성이 어떻게 맛을 살려갈 수 있을지 주목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2008년 04월 24일 12시 35분 / 문화 Copyright (c) 1999 사천신문 Co.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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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칼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