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자치행정 경제/정보 사회 문화 농어업 교육 환경 스포츠
 
 
 
  봉화칼럼
삼천포愛 빠지다
사천의 발전은 연리지처럼 둘로 나뉘여서 하나가 되는 사천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나는 말해왔다 사천은 항공산업도시로 삼천포는 관광생태도시로 일과 쉼이 있는 도시로 발전시켜야 ...... 봉화칼럼 전체 리스트 보기
 
 
<꾸역꾸역>은 아름답다

시간만큼 정확하면서 부정확하게 느껴지는 것이 있을까. 벽에 걸린 시간은 분명 정직하게 흐르지만, 우리가 느끼는 시간의 감정은 변화가 심하다. 어떨 땐 빠르게 간다. 또 어떨 땐 답답할 정도로 느리게 간다.
과학적 시간과 감정적 시간 사이에 꿈틀대며 살고 있는 단어가 있다. 시간 앞에 <꾸역꾸역>이라는 단어를 커피에 설탕을 넣듯, 추가하고 싶다. 그러니까 오늘 필자가 하고 싶은 말은 이 <꾸역꾸역>이란 단어이다. 꾸역꾸역 견딘 겨울도 그래프에 고점을 찍었다. 곧 하향곡선을 그리게 될 것이다. 아직 어느 한 군데도 봄이라고 할 만한 곳은 없는 2월이지만, 분명 봄은 와 있다.
<빨리빨리>는 중국인들도 아는 우리나라 말이다. 빨리빨리 무엇이든 빨리하려고 한다. 빠르다 보니 경제성장도 개발도상국을 지나 빨리빨리 선진국으로 돌입하였다. 하지만 빨리빨리의 부작용은 아름다운 우리나라에 자살율 1위라는 오명을 안겨 주었다,
하여, 필자는 <빨리 빨리> 보다는 <꾸역꾸역>이 얼마나 아름다운 말인가를 한 번쯤 주장하고 싶은 것이다. 지루하고 힘든 시간을 견딜 때 머릿속에 이 <꾸역꾸역>이라는 단어를 한 번쯤 기억해주면 어떨까? 한 번쯤 과거를 돌이켜 생각해 보라. 빛나는 순간의 괄호 안에는 긴 <꾸역구역>의 시간이 있다.
필자가 한때 마라톤에 푹 빠져 있었던 때가 있었다. 마라톤은 페이스 조절이 중요하다. 초반부터 너무 빨리 뛰면 오버 페이스를 하게 된다. 완주하지 못하고 중간에 멈춰서 고 만다.
장거리를 뛸 때는 빨리 가는 것 보다는 일정한 속도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일정하게 뛰는 일이 쉽지는 않다. 하프 지점인 약 22킬로까지는 어떻게든 뛰지만, 30킬로를 넘어서는 순간 위기가 온다.
다리는 마비가 되고, 머릿속은 몽롱해진다. 그럴 때 할 수 있는 일이 <꾸역꾸역> 한 발을 떼는 일이다. 한발이 두발 되고 두발이 세발 되고 <꾸역꾸역> 가다 보면 꼴인 지점이 보이고, 사람들의 환호성이 들려오기 시작한다. 다시 힘을 얻어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멋진 모습으로 골인 지점을 통과하게 된다.
<마부작침>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뜻이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끈기를 갖고 계속 노력하면 뜻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다. <우공이산>이라는 사자성어 또한, 어리석은 사람이 산을 옮긴다는 말이다. 뭐든 한 가지를 꾸준하게 인내심을 가지고 행하는 게 중요하는 뜻이다. 이것이 곧 필자가 말하고 싶은 <꾸역꾸역> 정신이 아닐까 싶다.
어려운 시기다. 경기는 침체되고 환율과 금리, 물가가 치솟는 삼중고, 사중고를 겪고 있다. 이럴 때 <꾸역꾸역> 정신이 필요하다. 그동한 해오던 일들을 포기하지 않고 각자의 분야에서 <꾸역꾸역> 견뎌내다면, 우리는 곧 예전의 영광과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이 정확하다고 생각하는가? 시간은 감정적이다.
<꾸역꾸역> 출근 준비를 하자. <꾸역꾸역> 시험공부를 하자. <꾸역꾸역> 운동을 하고, <꾸역꾸역> 많이 웃자. 그렇게 <꾸역꾸역>의 시간이 지나면, 시간은 우리에게 가슴을 설레게 하는 행복이라는 꽃다발을 안겨준다. 반드시.

안이숲 시인 프로필
경남 산청 출생
2021 계간“시사사”등단
2021 천강문학상 수상
메일: tnv2775@hanmail.net

2023년 02월 16일 10시 31분

Copyright (c) 1999 사천신문 Co. All rights reserved.

이전 기사 보기 홈으로 다음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