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문학을 노래하는 두 작가가 잇따라 시집과 수필집을 펴내 눈길을 끈다.
창원의 이상호 시인（37）의 첫 시집 `개미집'（갈무리刊）과 창녕의 박종국 수필가가 펴낸 에세이집 `하심（에세이刊）'이 그것.
두 작가는 마·창 지역의 노동자 작가 모임인 `객토문학'의 동인활동을 함께 하고 있다. 그래서인가. 둘의 작품은 세상의 낮고 소외된 여러 `개미집'을 따뜻한 `下心'으로 들여다 본다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이 시인의 처녀시집 `개미집'은 땀과 정（情）으로 일궈낸 30여년 그의 삶을 담아내고 있다. 중학교 졸업 이후 이십년 간 자동차 정비공 일을 해온 시인은 지난 2004년 당한 산재로 인해 현재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그의 시집을 읽으면 `며칠째 야간작업'에 `땀에 절은 작업복이 어깨를 짓누'르고 `로봇처럼 움직이는 팔 다리/ 공구를 쥔 손에 쥐가 나고/ 눈꺼풀이 자꾸 쳐지는' `불나방' 같은 고된 작업을 해내면서도 아내의 `피곤하지? 그 한마디에 물먹은 솜처럼 무거웠던 몸이 가뿐해지'는 정직한 땀과 순박한 마음, 따뜻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한 노동자를 만날 수 있다. 이 시인은 제11회 들불문학상（1999）을 수상했다.
창녕 부곡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박종국씨는 지천명을 앞두고 펴낸 두 번째 수필집 `하심'을 통해 교육현장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과 이웃, 가족을 소재로 세상사의 이치까지 차분히 풀어내고 있다. 교단에 서서 낮은 자세로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그의 시선은 그냥 스치기 쉬운 일상사를 맑은 감동과 따뜻한 정이 있는 이야기로 탈바꿈시킨다. 국가와 사회의 병폐 그리고 부조리한 교육현실에 대해 강단진 딴지를 걸기도 한다.
“제목처럼 `하심（下心）'으로 나 자신을 겸허하게 낮춘다. 더 닳아야겠다” `펴내는 글'에 적힌 박씨의 이야기다.
박씨는 교사직과 함께 에이블뉴스 칼럼니스트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일을 하고 있으며, 전교조 경남지부 초등위원장, 아름다운 숲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모임 대표를 맡고 있다. 저서로는 `제 빛깔 제 모습으로 함께 나누는 사랑은 아름답다（2002）'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