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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한 옛날 사천고을에 남매를
데리고 살아가는 홀어머니가 있었다. 어느 날 가을 마침 마을에 마땅한 총각이 있어서 딸을 시집보내기로 하였다.
아들은 누이의 혼인 옷감을 구하기 위하여 안동 땅으로 먼 길을 떠났다. 그런데 아들이 떠난 후 느닷없이
딸이 병이 나서 눕게 되었다.
어머니는 혼자서 밤낮 없이 병간호를 하였으나 무슨 병인지 알 수도 없이 병세만 악화되었다. 어머니의 지극한
간호와 눈물어린 탄식에도 아랑곳없이 딸은 그만 죽고 말았다. 딸이 운명하던 날 아들이 돌아왔다. 수백 리
길을 걸어온 뒤로 지칠 대로 지친 오라버니는 이 의외의 죽음에 놀라 울지도 못하고 어안이 벙벙해서 한숨만
쉬었다. 그러나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날 리가 만무한 것이다. 하는 수 없이 어머니와 아들은 딸의 시체를
뒷산에 묻었다.
도란도란 세 식구가 의좋게 살아오다가 별안간의 참변을 당하고 보니 딸 생각, 누이 생각에 눈물이 가시질
않았다. 아들이 끊어 온 옷감을 보면 딸 생각이 더해지므로 아깝긴 하지만 불태우기로 했다. 혼수감과 일용의복
등을 모두 불에 태웠다. 그런데, 그때 이웃에 살던 한 처녀가 옷감을 불사르는 것을 보고 "아이고! 아까워라
아까운 것을 불사르지 마시고 저나 주세요"하는 말에 불끈 화가 난 모자는 "이 염치없는 것아, 남은 생떼
같은 딸을 잃고 망극한 심정을 참을 수가 없어서 그 애의 옷감을 태우고 있는데 그래, 그것이 욕심이 나서
달라고 해"하며 그 처자를 훨훨 타오르는 불길 속에 던지고 말았다. 불길 속에 던져진 처자가 무참하게 타서
죽자, 난데없는 새까만 새 한 마리가 하늘로 날아가는 것이었다. "까욱, 까욱, 까욱" 그 새는 하늘에서
슬픈 듯이 맴돌며 울어댔다. 억울하게 타죽어서 까마귀가 된 처녀의 넋은 모자를 저주했으며, 그 뒤부터 불행을
예고하는 새가 되었다.
<자료출처:사천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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